2007년 03월 06일
메텔, 그를 만나다 [윤효간 콘서트-피아노와 이빨]
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 반짝인다.
[윤효간 콘서트-피아노와 이빨]

작고 소박한 무대.
작고 소박한 이야기.
또 그렇게 어울리는 게스트까지.
하지만, 늘 매일 같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풀어내었을
이 사람의 삶의 적당한 무게감도 느낀다.
이빨이라는 생뚱맞은 공연의 제목이 어울릴만큼
그는 이를 보이며 웃었고
이를 보이며 피아노에 집중했고
이를 보이며 열심히 이야기를 쏟아냈다.
천진난만한 표정과 말이었지만
내가 느낀 그 무게감은 무엇이었을까, 무엇이었을까.






공연전에 나는 옆 사람과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.
국민학생이었던 그는 누나를 따라 피아노학원에 보내어졌는데
남자애가 무슨 피아노냐고 친구들이 놀렸고
그 날 그는 침대 위로 피아노학원가방을 던져서
그 후로는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.
후회를 하고 있었다. 꽤나 재능이 있던 그라
친구들의 놀림을 무시하고서
어지간히만 피아노를 배웠어도,
여자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었을텐데. 하고.
그래요, 여자들은 피아노 치는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죠.
라고 말한 후에 그를 보았더니,
건반위에 놓여있을 손가락들에 대한 아스라한 미련이
옆 얼굴에 있다.
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조각남겨진 미련, 그 마음이.

공연이 끝나고 CD를 사서 나왔더니
그가 담배를 피고 서 있다.
피아노 앞에서 찡그리고 웃던 사람이
3월, 마지막 추위가 몰아친 밤 열시 압구정 좁은 길에서
그렇게 담배연기를 내며 서 있다.
마주선 그에게 싸인을 위해 CD를 건내며
눈앞에 선 그 사람의 눈매를 유심히 쳐다봤다.
그래,
많이 울어본 사람은
많이 울어본 사람을 알아본다.
그가 내이름을 써서 건내주는 CD, 리스트에 시선이 멎는다.
10. Tear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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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by | 2007/03/06 19:30 | 트랙백(1) | 덧글(4)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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